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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A
오후엔 엄마가 눈을 뜨고 나를 바라본다. 오전에 내 마음이 아팠을 거라 생각했는지. 지그시... 그렇게 우리는 눈을 맞추고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줄 아는 듯, 고개를 아주 미세하게 움직였다. 너무 순식간에 지나간 일이라서 놓쳤을 수도 있는데, 놓치지 않고 봐서 기쁘다. 요즘 엄마가 손에도 힘을 주려고 하고, 힘을 내려고 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말을 하려고 혀를 움직이는 일이 잦은데 호흡기때문에 말을 하지 못한다. 하루에도 지옥과 천당을 오가는 기분이다. 그래도 오후가 천당이라 다행이다.
옆 테이블에서 아줌마들의 잡담이 쏟아진다. 별 시답지도 않은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은 아랑곳 않고 너무 크게 쏟아낸다. 책의 내용이 하나도 들어오지 않고 흩어진다. 저 무리에 끼지 않은 것이 감사하다. 그들이 갔다. 쿵푸팬더의 시푸처럼 눈을 감고 속으로 되뇐다. 'inner peace' 오늘 아침엔 엄마가 울었다. 감정을 토해내듯. 보는 내내 내 마음도 괴로워서 같이 울었다. 가끔씩 찾아오는 통증이 있는 것 같고. 나의 직접적인 고통이 아니기에 유추할 수밖에 없고 그래서 답답하다. 그래서 커피도 쏟고, 가뜩이나 집중력이 떨어지는데 무례한 한 무리의 아주머니들의 매번 반복될 것 같은 이야기에 난 더욱 괴로웠다. 다시 읽으며 깨닫는다. 항상 내가 안 보려고 했던 것들에 내가 꼭 알아야 할 것들이 들어 있음을...
A: 마지막 공연이니 냉전을 끝내고 화해해야지. B: 셜리 박사는 대기실에 있나? 토니: 대기실이 아니라 옷장이던데. 그런 대접을 어떻게 견디는지. A: 냇 킹 콜이 버밍햄 시립극장에서 초청을 받아 공연했지. 이 도시 백인 전용 시설에 공연 초청을 받은 첫 흑인이었소. 연주가 시작되자 한 무리가 백인 음악을 연주한다며 공격했어. 무대에 끌어내리고 심하게 때렸지 토니: 세상에나. A: 나에게 물었죠. 셜리 박사가 이런 걸 왜 하냐고? 왜냐하면 천재성으로는 부족하거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용기가 필요해요. 식당 입구 직원A: 안녕하세요. 무슨 일이시죠? Dr.셜리: 저기 내 친구들인데... 직원A: 여긴 못들어 갑니다. 곤란을 겪고 있는 Dr.셜리에게 다가가는 토니. 토니: 나도 알지만, 무슨 일이야?..
오늘은 엄마가 눈을 뜨지 않은 채로 오전 오후를 그렇게 옆에 앉아 있다가 왔다. 엄마가 눈을 뜨지 않으면 못 보고 온 것 같이 아쉽다. 날씨가 차가워 손을 따뜻하게 해주고, 엄마가 내가 잘 때 늘 그렇게 했듯이 머리를 이마와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오후에 혈당을 재는데, 지난 번보다 조금 올랐지만, 걱정할 수준은 아니었다. 오늘 같은 날은 뭔가 힘이 빠진다. 그래도 이렇게 자는 건 일어나려고 힘을 비축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겨울에 나뭇잎이 다 떨어지듯이 죽은 듯 보이지만 결국 봄이 되면 살아나는 것처럼 이런 시간이 지나면 엄마도 일어날 거라 믿는다.
ㅠㅠ too much!
오늘 아침에는 엄마가 눈을 감고 있었다. 엄마를 불렀다. 엄마가 눈을 뜨려고 했다. "엄마 눈 떠 봐!" 했더니 엄마가 눈을 가늘게 떴다가 금방 감았다. "또 떠 봐!" 눈꺼풀이 살짝 떠졌다. "엄마 나 보여?" 난 들떠서 말했다. 엄마는 나의 눈을 응시했고, 어떤 움직임이 없었다. "엄마 나 보이면 눈 깜빡해 봐!" 말이 끝나고 한 템포 뒤에 엄마의 눈이 "깜빡!"했다. 두 번 정도 앞서와 비슷한 반응이었다. 내 말을 알아들었다고 하기에도, 우연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했다. 그렇게 한동안 나를 보던 눈에 눈물이 차올라 그렁해졌다. 오후에는 면회시간 내내 눈을 감고 있었다. 입술과 턱의 살들이 미세하게 떨렸다. 엄마의 의식이 돌아왔다면 자각의 문제가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엄마가 받아들이기에 너무 버거운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