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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A
눈이 왔다. 눈발이 흩날리기도 하고, 눈꽃송이가 날리기도 했다. 엄마의 전원을 결정하는 날에도 눈발이 흩날렸다. 애달프다. 오늘 병원에 가는 길. 엄마와 함께 버스를 탔던 정류장 의자에 잠시 앉았다. 버스가 지나갔다. 엄마는 매일 같이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았다. 혼자서 걷지 못하는 상황이 올까 봐 걱정했다. 그렇게 독립적인 사람이었다. 아주 작은 힘만 있어도 움직여야 하는 그런 사람. 평생을 기도한 사람. 나의 영웅이었다. 작지만 결코 작지 않은 그런 사람이 우리 엄마였다.
"우리가 사람들을 잘만 본다면" 대부분의 사람은 다 멋지다. - 앵무새 죽이기 "만일 당신 주변의 다른 모든 이가 정신을 잃고 모두 당신 탓을 할 때, 당신이 제정신일 수 있다면..." - 만일 by 레디어드 키플링
2023년에 성품이라는 것을 말한다면 사람들은 진부하다고 할 것이다. 엄마 때문에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 기본의 성품에 대해 생각에 본다. 면회시간이 11시와 4시여서 5시간의 텀이 생긴다. 나는 엄마 병원 근처에서 시간을 보낸다. 한 커피숍의 사장님은 다람쥐 같다. 바쁘게 무언가를 계속한다. 의례적인 인사와 의례적인 단답형 질문에 대답을 한다. 그런데 한 김밥집의 사장님과는 친구가 되어 간다. 서로의 엄마에 대해 이야기하며 우리는 눈시울을 붉혔다. 딸들에게 엄마란... 이라는 말을 하며, 서로의 존재의 버팀목이 엄마라는 사실에 공감하고, 그렇게 우리는 진심을 나눴다. 그 가게에 폐가 되지 않으려고 한가할 때 간다. 점심시간이 지나고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정도 전에 가면 나는 밥을 먹으며 서로 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