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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

ideabooster 2023. 12. 21. 17:23

오늘 아침에는 엄마가 눈을 감고 있었다. 
엄마를 불렀다. 엄마가 눈을 뜨려고 했다. 
"엄마 눈 떠 봐!" 했더니 엄마가 눈을 가늘게 떴다가 금방 감았다. 
"또 떠 봐!"
눈꺼풀이 살짝 떠졌다. 
"엄마 나 보여?" 난 들떠서 말했다.
엄마는 나의 눈을 응시했고, 어떤 움직임이 없었다. 
"엄마 나 보이면 눈 깜빡해 봐!"
말이 끝나고 한 템포 뒤에 엄마의 눈이 "깜빡!"했다. 
두 번 정도 앞서와 비슷한 반응이었다. 
내 말을 알아들었다고 하기에도, 우연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했다.  
그렇게 한동안 나를 보던 눈에 눈물이 차올라 그렁해졌다. 
 
오후에는 면회시간 내내 눈을 감고 있었다. 
입술과 턱의 살들이 미세하게 떨렸다. 
엄마의 의식이 돌아왔다면 자각의 문제가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엄마가 받아들이기에 너무 버거운 일일 것 같다. 
주님께서 현실을 받아들일 용기를 주시기를 기도한다!  
 
locked-in syndrom (잠금 신드롬)
잠금 증후군은 의식은 있으나 전신 마비로 인하여 외부 자극에 반응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평생 방안에 갇혀 살 수밖에 없고, 외부와의 소통도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여 감금 증후군이라고도 합니다. 환자가 자발적으로 움직이지 못하고 말을 하지 않기 때문에 외관상 혼수상태로 잘못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혼수상태와 달리 대뇌와 소뇌는 정상이며, 뇌간의 일부가 손상을 입어 뇌와 몸의 대화가 끊어진 상태입니다.
(source: https://www.amc.seoul.kr/asan/healthinfo/disease/diseaseDetail.do?contentId=33623
 
제발 이런 상태는 아니기를......................
생각해 보니 다행히도 이런 상태는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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