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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A
간호사들이 지나가며 면회시간 전에 가서 기다리는 날 보고 "매일 저렇게 오는 거 쉽지 않은데"하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오랜 습관 중에서 어디든 먼저 가서 기다리는 습관이 있다. 대부분 30분이나 20분 전.... 엄마를 만나러 가는 것도 그렇다. 오전 오후... 모두... 가끔은 엄마를 기다리는 시간이 더 길 때도 있다. 오늘은 오전과 오후에 별 다른 특별한 점이 없었다. 겉으로는 힘을 내려는 것 같은데, 겉으로 보이는 것과 내부의 상태가 일치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경험해서 정확한 상태가 무엇인지 알 수 없어 답답하다. 그 누구도 정확하게 설명해 줄 수 없는 상태라서 나는 마음의 평온함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어떤 목사님께 연락이 왔다고 한다. 임종이 가까웠다고 와 달라고. 막나가려는데 다시 전화가 왔..
나는 칼 포퍼의 라는 책을 좋아한다. 그 책에서 칼 포퍼의 친구가 칼 포퍼에게 고민을 말한다. 이제껏 자신이 신봉하고 살았던 이론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자신의 존재를 쌓아온 기반이기도 하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나는 계속해서 이전의 이론을 고집해야 하는가? 아니면 새로운 이론을 인정해야 하는가? 칼 포퍼의 조언은 이렇다. 당신은 학자이지 않은가? 학자란 진리를 추구하는 존재가 아닌가? 진리를 인정하면 된다. 그것이 진정한 학자일테니... 참으로 명쾌한 해결책이었다. 인생은 계속해서 우리에게 문제를 던진다. 마치 게임을 하는 것 같다. 나이가 든다고 해서 쉬운 문제가 아니다. 문제의 난이도는 점점 어려워지고 해결책은 그 어디에도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문제를 ..
아침에 엄마를 보았다. 엄마가 눈을 뜨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눈을 떴다가 다시 감았다가를 반복했다. 오후에는 눈을 뜨지는 않았지만, 다리가 여러 번 움직였다. 엄마도 새해라는 걸 아는지, 조금 더 힘을 내는 것 같다. 엄마와 나만 아는 순간들이 늘어간다. 휴~ 오늘은 까치들이 많이 보였는데... 왠지 까치를 보면 기분이 좋다. 좋은 소식이 올 것만 같아서...
새해라는 단어는 모든 것을 리셋시키는 것 같다. 사실 생각해보면 어제와 단지 몇 시간이 지난 것일 뿐인데... 새로운 각오로 임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다. 생각해보면, 지난 한 달 엄마 병원을 쫓아다니느라 내 일에서 거의 손을 놓고 있었다. 영어에 "get a grip, get a life"라는 표현이 있다. 고삐를 잡다. 정신차리고 네 삶을 살아! 뭐 이 정도의 의미이리라. 작년에 내가 뭘 했나 생각을 하니, 번역 다섯 권 하고, 월든 수정해서 개정판 내고. 새로운 책 작업하다가 엄마일 터져 모든 것이 멈춰버렸다. 암튼 월든을 많은 분들이 읽어주시고 계셔서 개정판을 낸 것이 헛수고가 아니었다는 생각에 감사하다. 그리고 간간히 협회 일하고.... 작년에 시작한 작업을 마무리하고, 또 이 작가님의 비평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