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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A
break a leg는 그 자체로 한 편의 연극과 같은 깊이와 복잡성을 담고 있다. 이 반어법적 응원의 말은 극장의 무대 뒤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랜 미신과 전통에 그 기원을 두고 있는 이 표현은 문자 그대로 "다리를 부러뜨리다"라는 의미가 아니라 그와 반대로 극한의 성공과 행운을 기원하는 말이다. 이 표현은 행운을 빌어주는 "good luck"과 대비되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과거에는 "good luck"과 같이 직접적인 긍정의 표현이 오히려 불운을 불러올 수 있다고 생각되었다. "break a leg"는 이런 생각에서 만들어진 말이다. 이 간접적인 표현은 무대 위에서의 공연이 더욱 성공하기를 강하게 바라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이 표현에는 극도의 열정과 헌신의 뜻이 담겨 있다. 달리 말하..
어젯밤에 눈이 왔다. 눈이 녹기는 했지만, 여기저기 눈길이. 날씨가 어제보다 추웠다. 까치 한 마리가 나뭇가지에 앉았다. 또 한 마리의 까치가 또다른 나뭇가지에 앉았다. 바람이 불었다. 나뭇잎 사이에 숨어있던 눈가루가 흩날렸다. 미끄러운 길이 나왔다. 넘어질까 봐 한 발 한 발 조심조심... 그때, 꼬끼오 닭이 울었다. 땅에서 밥을 먹던 참새들이 놀라서 후다닥 지붕 위로 날아오른다. 어! 빙판이다. 한 발로 먼저 문질문질. 괜찮겠어. 조금 더 천천히 가면 문제 없어. 또 다시 한~발~한~발. 휴~ 안 넘어졌다. 어! 이러다 늦겠어. 빨리 서둘러! 그렇게... 나는 또 병원에 갔다. ================= 병원에 가서 면회시간을 기다리면, 안쪽에서 의료진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처음에는 이해가 되지..
말.... 똑같은 말을 했다. 누군가는 웃었고, 누군가는 상처를 받았다. 경험이라는 프리즘을 통과하는 순간, 똑같은 말이 서로 다르게 해석되었다. 너무나도 다른 반응이어서 처음에는 당혹스러웠고, 그다음에는 그 사람을 헤아려보았다.
요근래 엄마의 상태가 많이 안 좋아졌다. 무거워서 떠지지 않는 눈꺼풀... 점점 말라가는 몸... 높아져만 가는 염증수치... 엄마를 보면 마음이 무너져내린다. 옆에서 손을 잡아주는 것밖에 다른 아무것도 해줄 수 없어서 답답하다. 그제 요양재활병원에 전화를 하면서 느낀 건, 엄마가 스텐트 시술을 하기 전에 그 병원으로 옮겼어야 했다는 것이다. 제대로 알지 못하고 일이 터지고 나서 대응하는 일뿐이다. 그런데 그 대응하는 과정에서 예방할 수 있었던 여러 가지 방법을 알게 된다. 혹시라도... 기운이 없는 부모님이 병원에 가야 한다면 대학병원이 아닌 재활병원으로 가기를... 대학병원은 급성기 환자들을 위한 병원 이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다. 다시 생각해 보면 급성기 환자란 수술을 요하는 환자라는 뜻인 것 같..
어제 아침부터 편두통이 있었는데... 엄마를 보고 와서 잠이 들었다가 이제야 일어났다. 몇 달 동안 쌓인 피로가 한꺼 번에 몰려온 듯한 기분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고, 누구를 만날 것인가 하는 것은 운명을 가를 수 있는 중요한 일인 것 같다. 어제 문득 생각이 들었다. 나의 이상형에 대해서... 재미는 없어도 한결같은 사람... 기본을 알고 성실하고 공정한 사람. 함께 대화가 통하는 편안한 사람. 건설적 비판을 할 수 있는 사람. 치열하게 토론하고 나서도 감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 스스로 질문을 하며 성장하는 사람. 물론 나만 사랑하고 책임감은 기본! 사실 이제껏 어떤 사람을 만나고 싶냐고 하면 정확하게 말할 수 없었는데,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외편에 보면 '원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