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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A
용기
오늘 아침에는 엄마가 눈을 감고 있었다. 엄마를 불렀다. 엄마가 눈을 뜨려고 했다. "엄마 눈 떠 봐!" 했더니 엄마가 눈을 가늘게 떴다가 금방 감았다. "또 떠 봐!" 눈꺼풀이 살짝 떠졌다. "엄마 나 보여?" 난 들떠서 말했다. 엄마는 나의 눈을 응시했고, 어떤 움직임이 없었다. "엄마 나 보이면 눈 깜빡해 봐!" 말이 끝나고 한 템포 뒤에 엄마의 눈이 "깜빡!"했다. 두 번 정도 앞서와 비슷한 반응이었다. 내 말을 알아들었다고 하기에도, 우연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했다. 그렇게 한동안 나를 보던 눈에 눈물이 차올라 그렁해졌다. 오후에는 면회시간 내내 눈을 감고 있었다. 입술과 턱의 살들이 미세하게 떨렸다. 엄마의 의식이 돌아왔다면 자각의 문제가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엄마가 받아들이기에 너무 버거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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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2. 21. 1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