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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품

ideabooster 2023. 12. 19. 06:53

2023년에 성품이라는 것을 말한다면 사람들은 진부하다고 할 것이다. 엄마 때문에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 기본의 성품에 대해 생각에 본다. 면회시간이 11시와 4시여서 5시간의 텀이 생긴다. 나는 엄마 병원 근처에서 시간을 보낸다. 한 커피숍의 사장님은 다람쥐 같다. 바쁘게 무언가를 계속한다. 의례적인 인사와 의례적인 단답형 질문에 대답을 한다.
 
그런데 한 김밥집의 사장님과는 친구가 되어 간다. 서로의 엄마에 대해 이야기하며 우리는 눈시울을 붉혔다. 딸들에게 엄마란... 이라는 말을 하며, 서로의 존재의 버팀목이 엄마라는 사실에 공감하고, 그렇게 우리는 진심을 나눴다. 그 가게에 폐가 되지 않으려고 한가할 때 간다. 점심시간이 지나고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정도  전에 가면 나는 밥을 먹으며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 내가 친동생인 것처럼 이것저것 조금 더 챙겨주시려는 마음이 고맙다. 그래서 나도 내가 더 드릴 것은 없는지 생각하게 된다.
 
그 사장님은 아들만 둘이라고 한다. 한 거래처의 남자 사장님이 배달을 하러 왔다. 사장님은 서슴없이 시쳇말로 꼰대가 되었다. 
 
"날씨가 이렇게 추운데 맨 발이 뭐야. 양말 신고 다녀욧!"  
 
나는 그 말에 쌍따봉을 날렸다. 그 사장님의 눈에는 한 순간에 그 거래처 사장님의 모든 것이 한 눈에 다 보인 것이다. 맨발까지도. 그 짧은 순간에. 그리고 혹시라도 감기에 걸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잔소리하듯 한 마디 툭! 나이가 들면서 가끔 우리의 문화 속에서 사라져가는 정이 그리울 때가 있는데, 완전 사이다였다.
 
미국에 갔을 때 한국을 그리워하는 미국인들과 이야기를  나눠본 적이 있다. 그들에게 한국의 무엇이 그렇게 그립냐고  했더니 그들은 주저 없이 한국의 문화 중 정을 꼽았다. 정.... "꼰대"라는 프레임에 갇혀 사소한 지적질을 해대는 것이 아니라 그것은 누군가를 진심으로 생각하는 마음이자 걱정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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