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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A
매일 같이 엄마를 보러 가는 일은 일상이 되어버렸고, 일상이라는 것은 밥을 먹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일이 되어버렸다. 이제 엄마가 눈을 뜨건 안 뜨건 상관없이 살아있는 엄마 옆에서 매일 40분이라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할 뿐이다. 인생을 살아가는 것은 새로운 사람들이 가까운 사람이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그들과 함께 밥을 먹을 정도의 친분이 생긴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어제 카페 사장님 내외분이 밥을 사주셔서 오늘 대접한다는 의미로 김밥집에서 김밥을 사가지고 갔는데, 나의 실수였다. 프리미엄이라고 다른 집보다 가격도 비싸게 받으시면서 그런 것을 파시다니.... 내 얼굴이 화끈거렸다. 연휴 뒤라 준비하실 시간이 없으셨으면 차라리 재료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하셨어야 하지 않았을까? 그게 맞는 게 ..
간호사들이 지나가며 면회시간 전에 가서 기다리는 날 보고 "매일 저렇게 오는 거 쉽지 않은데"하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오랜 습관 중에서 어디든 먼저 가서 기다리는 습관이 있다. 대부분 30분이나 20분 전.... 엄마를 만나러 가는 것도 그렇다. 오전 오후... 모두... 가끔은 엄마를 기다리는 시간이 더 길 때도 있다. 오늘은 오전과 오후에 별 다른 특별한 점이 없었다. 겉으로는 힘을 내려는 것 같은데, 겉으로 보이는 것과 내부의 상태가 일치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경험해서 정확한 상태가 무엇인지 알 수 없어 답답하다. 그 누구도 정확하게 설명해 줄 수 없는 상태라서 나는 마음의 평온함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어떤 목사님께 연락이 왔다고 한다. 임종이 가까웠다고 와 달라고. 막나가려는데 다시 전화가 왔..
나는 칼 포퍼의 라는 책을 좋아한다. 그 책에서 칼 포퍼의 친구가 칼 포퍼에게 고민을 말한다. 이제껏 자신이 신봉하고 살았던 이론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자신의 존재를 쌓아온 기반이기도 하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나는 계속해서 이전의 이론을 고집해야 하는가? 아니면 새로운 이론을 인정해야 하는가? 칼 포퍼의 조언은 이렇다. 당신은 학자이지 않은가? 학자란 진리를 추구하는 존재가 아닌가? 진리를 인정하면 된다. 그것이 진정한 학자일테니... 참으로 명쾌한 해결책이었다. 인생은 계속해서 우리에게 문제를 던진다. 마치 게임을 하는 것 같다. 나이가 든다고 해서 쉬운 문제가 아니다. 문제의 난이도는 점점 어려워지고 해결책은 그 어디에도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문제를 ..
사람은 누구나 살고 싶은 곳이 있는 것 같다. 카페 사장님은 라틴 아메리카가 좋다고 한다. 그래서 생각해 보았다. 난 어디에서 살고 싶은가? 두 곳으로 압축되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두 곳 모두 미국이다. 제일 살고 곳은 미국 서부의 한 도시이다. 샌프란시스코의 공항문을 나서던 순간의 기분을 잊지 못한다. '세상에 천국이 있으면 여기가 아닐까?' 너무 순식간에 내 입에서 나온 말이라서 나는 그 이유가 무엇일까 찾았다. 나한테 꼭 맞는 온도. 그리고 그 나른한 서부의 햇살.... 때문이 아니었을까? 그곳이 내 기억에 깊이 각인된 이유는 자연환경 때문이다. 그곳에서 봤던 일출이 잊히지 않는다. 매일 같이 뜨는 해고 이곳에도 해가 뜨지만, 그곳에서 봤던 일출은 압도적이었다. 그 일출을 본 것은 '이곳에 일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