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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A
카페.... 어제는 여자 사장님이 없어서 조금 불편했는데, 오늘은 여자 사장님이 계셔서 마음이 편했다. 며칠 전에 "매일 올게요"라는 말에 내가 오는 시간을 기억하시고 그 시간 전에 문을 여시려고 노력하시는 것 같다. 내가 아니었으면 조금 더 자유로우셨을 텐데. 어제도 나 때문에 가게 문을 여신 것 같아서 미안하고 고마웠다.... ㅠ.ㅠ 그런데 그 사장님의 고객 응대를 보고 있노라면, 어르신들에게 어찌나 밝고 상냥한지. 언제나 웃는 얼굴로 대답하시는 모습에 기분이 좋아진다. 오늘은 내 기분을 즐겁게 해주시려고 노력하시는 모습에 감동했다. 그냥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이지 않은가.... 사람은 어렸다가 늙어가는 게 아닌가? 어린 사람은 쓸모 있어서 소중하고, 노인은 쓸모 없어서 소중하지 않다는 논리는 모순이 ..
시인 엘리자베스 비숍이 이렇게 썼죠. "상실의 기술은 어렵지 않다. 모든 것의 의도가 상실에 있으니, 그것들을 잃는대도 재앙은 아니다." 전 시인이 아니라 조발성 알츠하이머 환자이지만 매일 상실의 기술을 배우고 있습니다. 내 태도를 상실하고 목표를 상실하고 잠을 상실하지만 기억을 가장 많이 상실하죠 전 평생 기억을 쌓아 왔습니다. 그것들이 제게 가장 큰 재산이 되었죠. 남편을 처음 만난 그날 밤 저의 첫 책을 손에 들었을 때 아이를 가졌을 때 친구를 사귀었을 때 세계 여행을 했을 때 제가 평생 쌓아 온 기억과 제가 열심히 노력해서 얻은 것들이 이제 모두 사라져 갑니다. 짐작하시겠지만 지옥 같은 고통입니다. 점점 더 심해지죠. 한때 우리의 모습에서 멀어진 우린 우스꽝스럽습니다. 우리의 이상한 행동과 더듬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