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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크리스마스

ideabooster 2023. 12. 25. 17:27

 
오늘 아침에는 손가락이 조금씩 여러 번 움직였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느낌이다. 
오늘 오후에는 별 반응이 없었다. 
그래도 다른 것들에 별 문제가 없어서 감사했다. 
 
면회가 끝나고 나올 때 기분이 더 먹먹해지는 날이 있는데 오늘이 그런 날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누군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하늘아!"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강아지 한 마리가 도로 위를 질주해서 앞으로 뛰어갔다. 
나는 하늘이가 뛰어가는 방향을 보았다. 
하늘이가 뛰어가고 있는 방향으로 차들이 오고 있었다. 
 
"어어어!" 걱정스러워서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소리가 나왔다.  
 
주인인 것 같아 보이는 아저씨가 하늘이를 애타게 부르며 쫓아갔다.  
차들이 그 강아지 때문에 멈춰 서서 길을 건널 때까지 기다려주었다. 
 
앞으로 마구 뛰어가던 하늘이가 뒤돌아서더니 다시 뛰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찻길에 차가 한 대도 없었다.  
이번엔 아줌마가 도로 한가운데에서 하늘이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하늘이는 그 어떤 주인에게도 가지 않고 또다시 뒤로 돌아 뛰었다. 
그러다가 골목길로 들어갔는데, 하늘이가 보이지 않았다. 
아저씨는 애타게 하늘이를 불렀지만 하늘이는 대답이 없었다. 
 
먹먹하던 기분이 하늘이 때문에 잊혔다. 
 
그런데 그 아저씨는 하늘이를 찾았을까? 
 
그렇게 애타게 부르는 주인의 소리도 마다한 채 하늘이는 뭣 때문에 그렇게 뛰었을까?
 
그 아저씨는 2023년 크리스마스를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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