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EA
연습 본문
미국 속담에는 "Practice makes perfect."라는 말이 있다. 연습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는 것이다. 무언가를 열심히 쓰다가 엄마가 병원에 입원한 후 난 모든 것이 멈춘 것 같다. 나의 연습도 멈추었다. 지난 2년 간 습작만 10개. 분량으로는 최소 350페이지나 된다. 무언가를 쓰지 않고 지나가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 같고 내가 해야 할 무언가를 하지 않은 것 같은 느낌에 이렇게 매일 무언가를 쓰려고 노력을 하는 것 같다.
엄마를 보러 가는 길, 새들이 지저귄다.
어제는 까치가...
때로는 참새가...
또 때로는 내가 알지 못하는 새들의 소리가 들린다.
그때마다 생각나는 사람들이 있다.
참새를 보면, "당신 안에는 용과 봉황이 있는데 왜 자꾸 참새만 꺼내나요?"라고 말씀해 주셨던 선생님이 생각난다. PD출신의 선생님이셨다. 나의 주변머리 없음을 아시고 글친구와 함께 식사자리를 마련해 주시고 차를 마시는 자리에서 나의 질문에 그렇게 말씀하셔서 순간 너무나도 당황했던 기억이... 너무나도 과분한 칭찬이었고, 너무나도 버거운 칭찬이었다. 그렇지만 그분의 판단을 믿고 내가 그렇게 될 것이라 믿는다.
그전에는 아무렇게나 쓰는 것이 즐거웠다. 그런데 그 말을 들은 후에는 글쓰기가 더 어려워진 것 같기도 하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더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문법만 알면 다 될 것 같았다. 그런데 문법을 공부하고 나니 문법이 전부가 아닌 것을 알게 된다. 무언가 핵심적인 것을 내가 모르는 기분. 그래서 책을 읽고 읽지만 도대체 모르겠다.
그래서 슬럼프가 왔다. 그 선생님이 소개해준 글친구에게 나의 글을 보여주고 문제점을 물었다. 시놉보다는 대본이 재미있다는 평을 들었다. 그래도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다는 말처럼 들려 기분이 좋았다. 나의 강점분야가 무엇인지, 그리고 내가 가진 내 작품의 주인공들에 대한 애정의 강도가 서로 달라야 하는 것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것에 초점을 맞춰 책을 읽고 있지만, 여전히 내가 알고 싶은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제 카페에 앉아 책을 읽는데, 사장님 딸이 과외를 받았다. 영어였다. 내가 잘 알고 있는 분야라서 저절로 귀가 기울어졌다. 몇 시간 동안 너무나도 지엽적인 것들을 가르치고 있었다. of의 발음은 거의 안 하고 넘어간다. object의 강세는 명사일 때는 앞, 동사일 때는 뒤. 그런 말들을 들으며 속으로 생각했다. '어이 청년! 그것들이 중요한 게 아니잖아요. 그 아이의 시간이 아깝지 않나요? 그 아이가 앞으로 살아가는데 정말 필요한 것들을 가르쳐야죠!'
그런 생각을 하다가 나에 대한 생각이 번쩍 들었다. 내가 지금 알고 있는 것들이 저런 것들이 아닐까? 그럼 큰 일인데.... 다시 기초를 쌓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나도 지엽적인 것들이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지만, 그것들은 무엇을 하기에 정말 중요한 것들이 아닐 테니.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이 그런 것들이 아니기를... 그렇다 하더라도 조금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영어를 공부할 때도 그랬던 것 같다. 내 방식의 체계를 찾았다. 그래서 쉬웠다. 그런데 글쓰기를 하면서는 그런 것을 할 생각을 못했다. 그러고 보니, 그 청년이 나에게 커다란 가르침을 주었다. 갑자기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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