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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않음 본문

일상

잊지 않음

ideabooster 2023. 12. 24. 07:03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일... 
그것처럼 고귀한 일이 있을까?
우리는 배운다. 
생명은 고귀하다고. 
 
삶과 죽음은 맞닿아 있어서, 
어느 순간 우리는 죽음을 맞이한다. 
웰다잉....
가족과 함께 마지막을 충만한 시간을 보내는 것.  
 
그런데, 죽음이 산업이 되어버린 사회에서, 
우리는 경험한다. 
우리가 죽고 싶어 하는 죽음조차 선택할 수 없다는 것을. 
 
그래서 슬프고, 
그래서 애처롭고, 
그래서 화가 난다. 
 
되돌릴 수 있었던 시간이 있었고, 
나는 그것을 말했다. 
그런데 내 말을 듣지 않은 사람들이 
엄마한테 와서 운다. 
 
도대체 그 눈물의 의미는 무엇인지! 
나는 잘 모르겠다. 
  
정말 살리고 싶었던 것이었을까?
"대형병원에서 해볼만큼 해봤어!"라는
자본주의식 효도라는 이름 뒤에 숨어
위안을 받으려 했던 것은 아닐런지?
 
자본주의는 모든 것을 왜곡시켜 버리고, 
옳고 그름에 대한 인식마저 왜곡시켜 버린다. 
 
돈이면 다 되는 세상일 것 같지만, 
돈에 결탁하지 않는 극소수의 사람들이 이 세상을 바꾸고, 
우리는 또다시 그들이 만들어 놓은 세상에 살아간다. 
 
양심의사가 존재한다는 것은
양심적이지 않은 병원이 존재한다는 말과 동의어다. 
 
내가 정말 화나는 부분은 
우리가 누릴 수 있었던 마지막 순간을 누릴 수 있었던 권리마저 빼앗겨버린 것이다. 
 
엄마가 저렇게 되고 가장 안타까운 것은, 
엄마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것이다. 
 
서로의 시간을 조금 더 아름답고 의미 있게 보낼 수 있었던 
그 가능성마저 누군가 때문에 빼앗겨 버린 것이다. 
 
다행히도 내가 우려했던 테이블 데스는 아니었고,
그곳에 내가 있어서 엄마가 뇌사 상태를 면했다.
그래서 지금 엄마의 마지막을 옆에서 지켜줄 수 있다. 
 
사람들은 나더러 효녀란다. 
분명히 말하지만, 나는 효녀가 아니다.
엄마가 나에게 베풀어준 사랑과 
지금의 내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엄마의 노력이었음을 잊지 않고, 
자식 된 도리와 의리를 다하는 것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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