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전체 글 (101)
IDEA
어제 카페 사장님들의 새로운 모습을 보았다. 여자 사장님이 라틴 댄스 추는 모습을 보았고, 또한 남자 사장님의 무예타이 하는 모습을 보았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모두 "나 이런 사람이었어!"라고 말할 수 있는 그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라떼는... 왕년에... 이런 말들이 꼰대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추억들이 있다는 것은 아름다웠다. 그 시절 우리가 쏟았던 정념들... 그 시절 우리가 보냈던 시간들... 그 시절 우리가 함께했던 사람들... 그래서 나의 꿈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나는 내가 꿈꾸기 보다 다른 사람들이 꿈을 이루도록 돕는 것이 기뻤다. 그들의 성장을 보며 기뻤고, 그들의 성취를 보며 기뻤다. IEEE에 등재되었어요. SOP가 통과되었어요. 박사 학위를 받았어요. Springer에서..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가 생각났다. 그림자를 본 사람... 그를 추종하는 추종자들... 그중 진짜 빛을 본 사람... 나도 이 셋 중 하나일 텐데... 그렇다면 나는 이 중 어디에 속할까?
오늘 카페 사장님이 전화번호 두 개를 건넨다. 재활병원의 번호라며... 내가 마음이 쓰이셨는지 직접 찾아보셨다고 한다. 감사하다. 전화를 해보니 결론은 자가호흡이 되지 않아서 안 된다고 한다. 그런데 첫 번째 질문이 기관절개술을 했는지였다. 계속해서 기관절개술이 문제일 것 같은데... 석션을 할 때마다 너무 고통스러워 보여서 너무 마음이 아프다. 난 가끔 한 번씩 보는 것도 이렇게 고통스러운데 엄마는 매일 그 과정을 한 번 이상 반복할 텐데... 얼마나 고통스러울까...를 생각하면 너무 힘들다. 생각해 보면 사람이 살아있는 것은 기적인 것 같다. 그 무엇 하나가 고장이 났다고 3개월 전엔 스스로 할 수 있었던 것조차도 기계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죽는다는 그 사실이 믿기 어렵다. 오늘도 엄마는 곤히 잠을 ..
나는 세상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보았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것에 순수함이 중요하다는 것도. IMF의 공포... 환율이 2000원인 그 시절... 미국에서 공부했다. 우리 집이 잘 살아서? Nope! 학비는 엄마가 마련해 주었지만 고모집에서 함께 살았다. 20년도 더 전에 봤던 그 고모... 스케넥터디 공항에 처음 내렸던 기억이 난다. 미국이라는 땅에 처음 발을 디뎠는데, '혹시 못 알아보면 어쩌나?' 걱정했다. 기우였다. 한눈에 알아봤다. 내 고모를... 교회에 갔다. 사람들이 날 보고 "고 집사님 조카분이죠?"라고 물었다. 유전자의 힘을 경험하던 순간이었다. 그때 우리 고모도 그리 넉넉한 형편이 아니었다. 2층 타운하우스 방 세 개. 가족들이 쓰기에도 부족한 공간이었다. 그런데도 고모는 날 정성껏 ..
매일 같이 엄마를 보러 가는 일은 일상이 되어버렸고, 일상이라는 것은 밥을 먹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일이 되어버렸다. 이제 엄마가 눈을 뜨건 안 뜨건 상관없이 살아있는 엄마 옆에서 매일 40분이라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할 뿐이다. 인생을 살아가는 것은 새로운 사람들이 가까운 사람이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그들과 함께 밥을 먹을 정도의 친분이 생긴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어제 카페 사장님 내외분이 밥을 사주셔서 오늘 대접한다는 의미로 김밥집에서 김밥을 사가지고 갔는데, 나의 실수였다. 프리미엄이라고 다른 집보다 가격도 비싸게 받으시면서 그런 것을 파시다니.... 내 얼굴이 화끈거렸다. 연휴 뒤라 준비하실 시간이 없으셨으면 차라리 재료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하셨어야 하지 않았을까? 그게 맞는 게 ..
예전에도 조커를 봤었는데... 이번에 본 조커는 이전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우리 사회의 조커들이 나는 무섭다. 조커를 만들어내는 사회적 분위기... 그리고 그 안에서 상처받은 조커들... 아서는 왜 조커가 되었는가... 현대 사회가 조커를 양산해 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왜 이 영화가 그토록 극찬을 받는지... 호아킨 피닉스의 호연 때문에? 과연 그것만이 극찬을 받아야 하는 요소일까? 나에게는 한 영혼이 보였다. 상처받은 영혼. 고담시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그래서 자신의 감정조차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는 영혼이. ........ "내 죽음이 내 삶보다 가취 있기를..." - 아서 소시민으로서의 성실한 아서의 죽음이 가치가 있을까? 수많은 사람을 죽인 악당 조커의 죽음이 가치가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