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EA
천재에 관한 생각... 본문
몇 년 전에 이런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한국에서는 절대 스티브 잡스와 같은 사람이 나올 수 없다." 그 말에 공감이 되는 부분이 많았다. 왜인지 모르지만.... 예전에 영재발굴단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아주 어린 아이가 수학 문제를 잘 풀었다. 그 아이가 백강현 군인지 아니면 다른 아이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 아이의 문제 풀이 방식이 일반적인 즉, 정답지에 나와 잇는 것과는 사뭇 다른 방식이었기 때문에 나는 그런 생각을 했다. 저 아이는 누게에게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겠다.
사실 사고 작용이라는 것이 정량적으로 보여지는 것이 아니고, 누군가에게는 너무나도 쉬운 것이 일반 사람들에게는 너무나도 어려운 것이 되어 버린다. 그리고 어린 나이에는 자신의 사고 작용을 하나하나 뜯어볼 수 없고 그 과정을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이나 지식이 없기에 그 과정을 설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요즘 소용없어 거짓말이라는 드라마에서 주인공은 거짓말을 판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 능력을 설명하면서 하는 말은 "내가 그렇다면 그런 거야."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주인공은 자신이 얻게 된 특별한 능력이 자신을 임신했을 때 엄마의 기도를 어느 신이 들어주어서라는 더욱 설명할 수도 없는, 납득하기도 어려운 이유를 댄다.
재능이란 그렇다. 내가 무엇을 잘해서 얻어지는 것도, 내가 무언가를 해서 얻어지는 것도 아닌 그냥 주어지는 것일 뿐이다. 우리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를 위대한 예술가이자 과학자라고 하는 것도 그가 가진 재능이 그가 죽고 나서 사후 몇 세기 동안 이루어진 과학의 발전으로도 완전히 설명될 수 없어서이다. 내가 요즘 번역한 유럽의 유명한 미술가들이라는 책에서 레오나르도 다 빈치에 관한 내용도 다루고 있다. 그런데 그 부분에서 그런 이야기가 나온다. "그의 형제들은 자기 형제들 중에 천재가 있을 거라고 생각지 못한 것 같다."
어떤 교육 심리분석가의 말이 기억난다. "천재는 특별하게 잘 보호받고 자라야 한다." 그렇지만 포장된 천재가 아닌 진정한 천재는 역사를 보면 보호를 받고 자라기 어려운 것 같다. 범인은 천재를 이해하기 어렵다. 천재의 생각은 일반인의 사고 작용과 다르기 때문이다. 다름은 인정이 아니라 배척의 대상이 되고, 일반적인 생각은 "쟤는 이상해"라는 말을 자아낸다. 그리고 그 천재라고 하는 사람이 못하는 것이 있으면 잘하는 것을 살려주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을 더욱 부각시켜 "넌 천재가 아니야"라고 말하기 바쁘다. 천재가 아닐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그의 잘하는 재능까지 묻어버리는 것은 안타까운 것은 왜 일까?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이야기를 번역하면서 내가 느낀 점은 그가 말년에 느낀 피로감이었다. 그는 더 이상 세상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있는데 그것은 인류, 즉 우리에게 더욱 안타까운 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의 사고작용과 그의 사고작용의 결과물은 그의 당대 사람들에게보다는 후대의 과학자들에게 더 큰 영감을 주기 때문이다. 과연 천재란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이 판단할 수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것이 정말 빛을 발하는 것은 후대이지 않을까? 수 많은 천재들이 당대에는 어려운 삶을 살고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고립된 삶을 살았던 것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그들의 고독의 대가인 천재들의 열매를 후대의 사람들은 여전히 온전히 이해할 수 없지만 그래도 인정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백강현 군이 천재인지 아닌지 나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 아이의 특별한 재능이 이 사건을 통해 사그라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혹시 알겠는가? 내가 죽고 몇 세대가 지나서 그가 진짜 천재였다고 후대는 판단하고 인정할지... 그가 그런 작품들(?)을 남길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기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