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EA
왠지 그럴 것 같아 본문
직감이란 말의 사전적 의미는 사물이나 현상을 접했을 때
설명하거나 증명하지 아니하고 진상을 곧바로 느껴 앎.
또는 그런 감각이라고 나와있다.
내가 경험했던 직감들은 손에 꼽을 정도이다.
그리고 나는 안다는 생각보다 그럴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
한 번은 미국의 샌프란시스코로 여행을 갔을 때,
집주인 언니가 교회에서 도마를 받아왔다.
그 도마를 보고 나는 언니에게 말했다.
"언니, 곧 요리하실 일이 있겠네요!"
그 언니는 남편은 한국에 있고, 딸은 LA에 있는데
자기가 요리할 일이 어디겠냐며 말도 안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런데 짜잔!
그러고 나서 1주일 후 언니의 남편이 언니를 놀라게 해주려고 아무런 연락 없이 추석 연휴를 보내러 집으로 왔다.
그 언니도 놀라고 나도 놀랐던 기억이 난다.
그 언니가 요리를 할지 어떻게 알았는지 나는 모른다.
그냥 그럴 것 같았다.
그리고 몇 년 전 내가 운전하던 차가 굴다리 안에 멈췄다.
80km 도로였기 때문에 끔찍한 일이 일어났을 수도 있었다.
비상등을 켰다. 10분 정도 차에 시동이 걸리지 않다가 다시 걸렸다.
그다음 날 곧장 공업사로 차를 가져갔다.
그때 엔지니어는 나에게 미션이 고장 나 교체해야 한다고 했다.
나는 미션이 고장 난 게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사실 어떻게 알았냐고 물으면 모르겠다.
그런데 왠지 그럴 것 같았다.
인터넷을 뒤져서 P&E 스위치의 점화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다음 날 P&E스위치를 교체했고,
그 후 몇 년 간 아무 문제 없이 잘 사용했다.
난 운전도 싫어하고 차에 대한 관심이 깊지 않았다.
내가 차에 대해 아는 거라고는
벤츠, 페라리, 머스탱과 같은 차종의 브로셔를 번역할 때 본 것이 전부였다.
그 브로셔들에는 그 차들에 새롭게 장착되는 기능들을 소개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기 때문에 다른 것들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었다.
엄마의 일도 그냥 그럴 것 같았다.
너무 뜬금없고 내 분야와는 완전히 무관해서
왜 그런지 말하라고 하면 모른다고 할 수밖에 없다.
큰언니는 그때 나에게 말했다.
"네가 뭘 안다고."
사실 그 말에 화가 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것이 사실이었으니까.
내가 아는 것이 없었지만,
왠지 그럴 것 같았다.
오늘 오후엔 엄마의 오른손이 아주 미세하게 움직였다.
사지의 말초 부분을 조금씩 움직이려는 노력을 하는 것 같다.
엄마가 일어날 것 같다. 이것은 나의 바람이다.
크리스마스니까!
"마음의 소리를 따라갈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될 것이다"
스티브 잡스
나 왠지 그 남자랑 결혼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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