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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상

ideabooster 2024. 1. 3. 17:16

사진: Unsplash 의 Laura Chouette

 
매일 같이 엄마를 보러 가는 일은 일상이 되어버렸고, 
일상이라는 것은 밥을 먹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일이 되어버렸다. 
이제 엄마가 눈을 뜨건 안 뜨건 상관없이
살아있는 엄마 옆에서 매일 40분이라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할 뿐이다. 
 
인생을 살아가는 것은 새로운 사람들이 가까운 사람이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그들과 함께 밥을 먹을 정도의 친분이 생긴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어제 카페 사장님 내외분이 밥을 사주셔서 
오늘 대접한다는 의미로 김밥집에서 김밥을 사가지고 갔는데, 
나의 실수였다. 
 
프리미엄이라고 다른 집보다 가격도 비싸게 받으시면서 그런 것을 파시다니.... 
내 얼굴이 화끈거렸다. 
연휴 뒤라 준비하실 시간이 없으셨으면 
차라리 재료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하셨어야 하지 않았을까?
그게 맞는 게 아니었을까?
 
나는 얄팍한 사람들이 너무 싫다. 
가까움이라는 것은 더 마음을 쓰는 일일 것이다. 
카페에는 사람도 많이 오고 김밥집 사장님께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는데, 
너무 기가 막혔다. 
 
폐가 되지 않을까 내가 마음을 쓰는 것은 
그 사람이 나를 함부로 대하거나,
나에게 아무거나 주어도 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내가 그만큼 생각하면,
상대방도 그만큼 날 생각해 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내가 오늘 김밥을 사느라 늦게 가니
카페  사장님 내외분은 내가 왜 안 오나 궁금하셨다고 한다. 
 
자기 가족에게도 안 먹일 것 같은 것을... 화가 났다. 
지난 한 달 동안 매일 같이 점심은 그곳에서만 먹었는데... 
 
관계를 쌓았다고 모든 것이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주 토요일에도 그곳에서 김밥을 먹었다. 
김밥이 터졌다. 
너무 잘 싸주려고 재료를 많이 넣어서라고 했다. 
사장님이 아닌 친구분이 싼 거였고, 
평소보다 속재료가 적게 들어갔다. 
그곳에서 한 달을 먹었는데...
모를 거라고 생각하신 건지... 
그것은 재료를 많이 넣어서 터진 게 아니라 
재료에서 물이 나와 터진 거였다.
말을 하지 않는다고 모르는 것이 아니다. 
거기까지는 그냥 허용할 수준이었다. 
 
그다음 날이 일요일이라 정기휴일이었고, 
그다음 날은 새해였고, 그다음 날은 문을 닫았고... 
 
그리고 오늘도 김밥이 터졌다. 
절은 깻잎은 너덜너덜,
오이는 물러 있고, 우엉도 상태가 이상했다.
연휴 동안 냉장고에서 무른 속재료들이
이상한 소스로 뒤범벅되어...
 
카페 사장님 내외분이 탈이 안 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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